난청과 치매는 정말 관련이 있을까? 최신 연구로 알아보는 청력과 인지건강

난청과 치매의 연관성을 설명하는 청력검사와 뇌 건강 이미지

난청이 있으면 치매 위험도 높아질까요?

최근 몇 년 동안 난청과 인지기능 저하, 그리고 치매 사이의 관계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고령층에서 청력손실이 흔하게 나타나면서 청력을 관리하는 것이 뇌 건강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난청과 치매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는 것과 난청이 치매를 직접적으로 일으킨다는 것은 서로 다른 이야기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최근 연구와 주요 임상시험을 바탕으로 난청과 치매의 관계를 살펴보고, 보청기와 청력관리가 현재 어떤 의미를 갖는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난청과 치매, 정말 관련이 있을까요?

여러 연구에서는 청력손실이 있는 고령자에게서 인지기능 저하와 치매가 더 자주 관찰되는 연관성이 보고되어 왔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현재 치매의 위험요인 가운데 하나로 청력손실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연관성이 곧바로 “난청 때문에 치매가 발생한다”는 인과관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치매는 여러 가지 질환과 위험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청력 하나만으로 치매 발생 여부를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핵심 포인트
난청과 치매 사이에는 연구에서 관찰되는 연관성이 있지만, 현재의 근거만으로 난청이 치매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난청이 인지기능과 관련될 수 있는 이유

난청으로 인해 대화 이해에 더 많은 인지적 노력이 필요한 상황

연구자들은 난청과 인지기능 저하 사이의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 여러 가지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1. 대화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인지적 노력

청력이 떨어지면 상대방의 말소리를 단순히 듣는 것뿐 아니라 문맥을 추측하고 빠진 소리를 보완하면서 대화를 이해해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여러 사람이 동시에 이야기하거나 주변 소음이 많은 환경에서는 이러한 부담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연구자들은 난청이 있는 사람이 말을 이해하기 위해 더 많은 인지적 자원을 사용하게 되는 현상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2. 사회적 고립과 의사소통 감소

난청이 심해지면 가족이나 친구와의 대화를 피하게 되거나 모임에 참여하는 것이 부담스러워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의사소통 감소와 사회적 고립이 정신건강과 인지건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연구되고 있습니다.

3. 청각 자극과 뇌의 변화에 대한 가설

청각은 귀에서 끝나는 감각이 아닙니다. 소리는 귀에서 신경신호로 변환된 후 청각신경을 통해 뇌로 전달되고, 뇌에서는 이를 언어와 의미로 해석합니다.

따라서 장기간의 청력손실이 뇌의 소리와 언어 처리 과정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청력손실이 소리와 언어를 처리하는 뇌의 인지 과정에 미치는 영향

그렇다면 난청이 먼저일까요, 치매가 먼저일까요?

이 질문이 중요한 이유는 연관성과 인과관계를 구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난청이 있는 사람에게 몇 년 후 인지기능 저하가 발견되었다고 해서 반드시 난청이 인지기능 저하를 직접적으로 일으켰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여러 신체적 변화와 혈관질환, 당뇨병, 사회적 고립, 우울증 등의 요인이 청력과 인지기능 모두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연관성 ≠ 인과관계

난청이 있는 사람에게 치매가 더 많이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가 있더라도, 그것만으로 난청이 치매를 직접 발생시킨다고 결론내릴 수는 없습니다.

보청기를 사용하면 인지기능 저하를 막을 수 있을까요?

이 질문을 알아보기 위해 중요한 연구 가운데 하나가 바로 ACHIEVE 연구입니다.

ACHIEVE 연구에는 치료받지 않은 난청이 있는 70~84세 성인 977명이 참여했으며, 청각중재를 받은 그룹과 건강교육을 받은 대조군을 3년 동안 추적했습니다.

ACHIEVE 연구의 고령자 청각중재와 인지기능 추적 결과

전체 참가자를 함께 분석했을 때에는 청각중재가 건강교육보다 3년 동안의 인지기능 저하를 유의하게 줄였다고 볼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연구 참여자 가운데 인지기능 저하 위험이 더 높은 집단에서는 청각중재를 받은 사람들의 인지기능 저하 속도가 3년 동안 48% 낮게 나타난 결과가 보고되었습니다.

반면 비교적 건강한 자원자 집단에서는 같은 기간 동안 인지기능 저하를 줄이는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ACHIEVE 연구를 “보청기가 치매를 예방한다”는 의미로 단순하게 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연구 결과는 난청 치료가 일부 고령자 집단에서 인지기능 변화와 관련된 긍정적인 결과를 보일 가능성을 보여주었지만,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효과가 있다고 결론내린 것은 아닙니다.

2026년 현재 WHO가 보는 난청과 치매

WHO는 2026년 7월 치매 위험 감소에 관한 새로운 지침을 발표했습니다.

최신 WHO 자료에서는 청력손실을 치매 위험과 관련된 요인 가운데 하나로 다루고 있으며, 필요한 경우 보청기 사용을 포함한 청력 관리가 위험 감소 전략의 일부가 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 역시 보청기를 사용하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의미와는 구별해야 합니다. 현재의 연구에서는 청력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보청기 사용과 치매 예방 사이의 관계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추가 연구가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난청이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현재까지의 연구를 종합하면 난청을 방치하기보다는 자신의 청력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적절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대화할 때 상대방의 말을 자주 되묻는 경우
  • TV나 휴대전화의 음량을 주변 사람보다 크게 사용하는 경우
  • 여러 사람이 있는 장소에서 대화를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
  • 전화 통화가 예전보다 불편해진 경우
  • 소리는 들리지만 말소리가 또렷하지 않게 느껴지는 경우

이런 변화가 반복된다면 우선 정확한 청력검사를 통해 현재 청력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고령자의 청력검사와 난청 조기관리의 중요성

난청과 치매의 관계에서 기억해야 할 것

난청과 치매 사이에는 여러 연구에서 연관성이 관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과학적 근거만으로 난청이 치매를 직접적으로 유발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동시에 난청을 방치할 필요가 없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청력은 가족과의 대화, 사회활동, 일상생활의 독립성 및 삶의 질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치매 예방이라는 한 가지 목적만으로 보청기를 생각하기보다는 현재의 청력 상태를 정확하게 확인하고, 일상적인 의사소통과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관점에서 청력관리를 접근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입니다.

정리하면
  • 난청과 인지기능 저하·치매 사이에는 연구에서 관찰되는 연관성이 있습니다.
  • 그러나 난청이 치매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 ACHIEVE 연구에서는 특정 고위험 집단에서 청각중재와 인지기능 저하 속도 감소의 연관성이 나타났습니다.
  • 보청기가 모든 사람의 치매를 예방한다고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 난청이 의심된다면 정기적인 청력검사와 적절한 청력관리가 중요합니다.

청력이 예전 같지 않다면 먼저 정확하게 확인해 보세요

청력이 떨어졌다고 해서 반드시 보청기를 사용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먼저 현재의 청력 상태와 난청의 유형, 양쪽 귀의 청력 차이 등을 정확하게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특히 소리는 들리는데 말소리가 잘 구분되지 않거나, 조용한 곳에서는 괜찮지만 식당이나 모임처럼 시끄러운 환경에서 대화가 어려운 경우에는 전문적인 청력평가를 받아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본 글은 난청과 인지건강에 관한 연구자료를 일반 독자가 이해하기 쉽게 정리한 건강정보입니다. 난청이나 인지기능과 관련된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의료기관 또는 청각 전문가의 평가를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참고자료
World Health Organization (WHO), Risk reduction of cognitive decline and dementia: WHO guidelines, second edition, 2026
ACHIEVE Study, Johns Hopkins / ACHIEVE Research Team
Lin FR et al., The Lancet,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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